블랙홀 다중우주


슈바르츠실트의 해는 태양이나 지구와 같은 천체가 시공간에 만드는 완만한 곡률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시공간은 사림이 올라가지 않은 트램펄린처럼 평평하지만, 물체가 있는 곳(질량이 존재하는 곳)은 사람이 올라간 트램펄린처럼 움푹 꺼지면서 0이 아닌 곡률을 갖게 된다. 이 결과는 아인슈타인이 구했던 근사적 해와 잘 일치했다. 그러나 슈바르츠실트는 근사적 접근법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훨씬 더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천체의 질량이 아주 작은 영역 속에 밀집되어 있으면 그곳에 '중력의 구멍'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이런 지역은 시공간의 곡률이 극단적으로 커서, 무엇이건 그 근처에 접근하면 가차 없는 중력에 의해 빨려 들어가게 된다. 여기에는 빛도 예외가 아니다. 근처를 지나가는 빛은 물론이고, 설령 그곳에서 빛이 방출된다고 해도 무지막지한 중력 때문에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천체는 아무런 빛도 발하지 않고 반사하지도 않는다.
당시의 천문학자들은 이와 같은 천체를 'dark star'라고 불렀다. 또한 이 천체의 경계면에서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일부 천문학자들은 'frozen star'라 부르기도 했다. 그로부터 50년 후, 휠러는 이와 같은 천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학계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리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을 붙였는데, 그것이 바로 '블랙홀'이었다.
......
천문학자들은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할 뿐만 아니라 도처에 널려 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증거를 수집했다. 그리고 대다수의 천문학자들은 은하의 중심부에 자리잡은 초대형 블랙홀이 은하 전체에 동력을 제공한다는 것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의 태양계가 속한 은하수도 블랙홀을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으며,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300만배에 달한다.
-p.381~383

<멀티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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