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우주-미치오 카쿠


이 시기에 나타난 팽창속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여,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물체와 신호는 빛보다 바르게 움직일 수 없다."는 아인슈타닝의 금지령에 위배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 경우에 움직이는 것은 물체나 신호가 아니라 공간 자체이기 때문이다. 물론, 공간 속에서 일정한 크기를 점유하고 있는 물체들은 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 그리하여 빅뱅이 일어나고 몇 분의 일 초가 지났을 때, 우주는 거의 10의 54승 배라는 엄청난 규모로 팽창되었다.  -p.36


빌어벅을 태양계! 빛은 희미하고 행성들은 너무 멀고, 혜성은 수시로 행성을 위협하고 있지 않은가. 이건 누가 봐도 엉터리로 만들어진 시스템이 분명하다. 내가 만들어도 이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 제프리 경 Lord Jeffrey  -p.49


아인슈타인은 관측자의 운동속도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면 물체의 길이와 질량, 에너지 등도 속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달리는 자동차는 이동방향으로 길이가 줄어든다. 그리고 속도가 빠를수록 수축되는 정도도 커진다. 이 현상은 흔히 로렌츠-피츠제럴드 수축 Lorentz-FitzGerald constraction이라 불린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물체는 질량이 증가한다. 속도가 광속에 이르면 시간은 느리게 가다 못해 더 이상 흐르지 않게 되며, 길이는 0으로 줄어들고 질량은 무한대가 된다. 물론 이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빛을 제외한 어떤 물체도 광속과 같거나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없다는 또 하나의 놀라운 결론을 내렸다.
  뉴턴이 중력법칙을 발견하여 천체의 움직임과 사과의 움직임을 하나의 통일된 이론으로 설명한 것처럼, 아인슈타이은 시간과 공간을 '시공간spacetime'이라는 하나의 체계 속에 통합시켰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질량과 에너지가 서로 교환될 수 있는 양임을 간파하여 이들도 하나로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물체의 속도가 빠를수록 질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운동에 의한 에너지가 물질로 전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에너지가 질량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반대현상도 가능하다.  -p.68~69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태양의 질량에 의해 그 근처의 공간이 휘어져 있으므로 별빛은 휘어진 공간을 따라가게 된다. 즉, "중력이 물체를 잡아당기는 것이 아니라, 휘어진 공간이 물체를 밀어내는 것이다."   -p.78



예를 들어, 특정한 별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면 그 별에서 방출된 빛은 마치 아코디언처럼 압축된다. 물리적으로 말하자면, 빛의 파장이 짧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를 향해 접근하는 별이 노란색 빛을 방출했다면 지구에 도달하는 빛은 푸르스름한 색으로 변형된다(푸른 빛은 노란 빛보다 파장이 짧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지구로부터 멀어져가는 별에서 방출된 빛은 파장이 길어진 채로 지구에 도달한다. 이 경우에 노란색 빛은 붉은 기운을 띠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볓빟의 진동수가 변한 정도를 알아내면 그 별의 이동 속도를 알 수 있다.
  1912년, 천문학자 베스토 슬라이퍼 Vesto Slipher는 은하들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아냈다. 우주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방대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고 있었던 것이다. 슬라이퍼는 은하에서 도달한 빛의 스펙트럼에서 적색편이를 발견해 은하들이 멀어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p.92~93



가모브는 어린 시절에 교회에서 사용하는 성찬용 빵을 몰래 집으로 가져왔다가 삶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는 훔쳐온 빵에 예수의 살점이 정말로 붙어 잇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미경까지 동원해 샅샅이 살펴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들여다봐도
 사람의 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것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평범한 빵이었던 것이다. "내 기억에는 아마 그때부터 과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던 것 같습니다." 가모브는 당시의 일을 이렇게 회고하였다.   -p.99



별의 탄생과정
p.118~122


구스에게는 이것도 그다지 어려운 문젝 아니었다. 엄청난 크기로 팽창된 우주를 국소적인 규모에서 바라보면 당연히 평평하게 보일 것이다. 우리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은 교육에 의한 효과일 뿐 실제로 '둥근 지구'를 느끼면서 사는 사람은 없다. 당장 눈앞에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다면, 누구나 '지구는 평평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충분히 크게 팽창되었기 때문에 (오메가)=1 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   -p.151



하이젠베르크 Heisenberg의 불확정성원리에 의해, 하나의 전자는 공산상의 한 점에 존재하지 않고 원자핵의 주변에 분포되어 있는 '전자가 놓일 수 있는 모든 지점들'에 동시에 존재한다. 즉, 하나의 전자는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자핵의 주변에 안개처럼 퍼져 잇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전자에 의한 분자들 간의 결합을 올바르게 설명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 물질을 이루고 있는 분자들이 스스로 분해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곳에 동시에 존재하는 '평행전자 parallel electron'들이 양자적 춤을 추면서 분자들을 단단하게 묶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때 우주가 전자보다 작은 영역 속에 응축되어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에 양자역학을 적용하면 다양한 상태의 우주들이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우주공간에 양자적 요동을 허용하면 평행우주의 개념을 부정할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p.160~161


우주에는 별과 은하, 행성 등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물질이 존재하지만, 중력에는 에너지가 음(-)의 형태로 저장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더하면 우주의 총에너지는 0이 될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런 우주들은 '자유로운 우주'라고 생각할 수 있다.  
-p.161


실제로, 1온스 정도의 물체만 있으면 지금과 같은 우주를 만들 수 있다. "우주는 점심 도시락 하나 정도에 불과하다." 구스는 평소에 이런 표현을 즐겨 사용했다.   -p.162



다른 우주들은 우리의 우주와 전혀 다른 여분대칭 residual symmetry(GUT 대칭이 붕괴되고 남은 대칭)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평행우주를 서술하는 데 필요한 19개의 매개변수들은 우리의 우주와 다른 값을 가질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개개의 우주마다 힘의 종류와 세기가 다르고, 따라서 우주의 기본적인 구조도 다르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핵력의 세기가 지금과 다른 우주에서는 별이 생성되지 못하므로 우주공간은 암흑으로 가득 차 있고 생명체는 전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또는 이와 반대로 핵력이 강한 우주에서는 별의 진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 생명체가 형성될 기회조차 없을 것이다.
  대칭군이 달라지면 생성되는 입자의 종류도 달라진다. 이런 우주에서 양성자는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짧은 시간 내에 반전자로 붕괴된다. 그러므로 이곳에서도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으며, 모든 물질들이 순식간에 분해되어 전자와 뉴트리노가 전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을 것이다. 그 외에 다른 방식으로 GUT대칭이 붕괴된 우주에서는 양성자와 같이 안정된 입자가 존재할 수도 있다. 이런 우주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화학물질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가진 생명체가 더욱 복잡한 DNA를 복제하면서 살아갈 수도 있다.
  이 밖에도 GUT대칭은 다양한 형태로 붕괴되어, 심지어는 둘 이상의 U(1)대칭이 존재하는 우주가 생성될 수도 있다. 이런 우주는 말 그대로 '이상한 나라'임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이 세계의 빛은 두 가지 이상의 형태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사는 생명체들은 빛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감각기관을 갖고 있을 것이며, 눈에 보이는 세계도 우리의 우주보다 훨씬 다양할 것이다.
  이론적으로, GUT대칭은 무한히 많은 방식으로 붕괴될 수 있다. 이때 얻어지는 무수한 해들은 각기 다른 우주를 나타낸다. 다중우주란 단순히 '지금과 같은 우주가 여러 개 존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특성이 천차만별인 우주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하는 엄청나게 복잡한 복합우주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이다.   -p.171~172



Kerr black hole
이 안으로 물체가 빨려 들어가면 다른 블랙홀의 경우처럼 처참하게 분해되지 않고 아인슈타인-로젠의 다리를 거쳐 다른 우주로 이동하게 된다. 커는 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수 동료들에게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이 마술고래를 통과하면 반지름과 질량이 음수인 이상한 우주로 진입할 수 있다!"   -p.201



지구에서 두 번재로 가까운 블랙홀은 안드로메다 성운의 중심부에 자리 갑고 있는데, 질량은 태양의 3000만 배이고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약 6000만 km 정도이다. 안드로메다 성운의 중심에는 거대한 천체가 적어도 두 개 이상 존재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수십억 년 전에 안드로메다 성운에게 잡아먹힌 은하의 잔해일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수십억 년 후에는 은하수와 안드로메다 성운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 은하수는 안드로메다의 '한 끼 식사거리'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p.206



반 스토쿰의 타임머신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을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객체'로 통일시켰다. 그 결과, 공간상으로 떨어져 있는 두 지점을 연결시킬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시간여행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라는 개념은 지난 수백 년 동안 수차례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뉴턴은 시간이 날아가는 화살처럼 한쪽 방향으로만 흐른다고 생각했다. 뉴턴의 시간은 도중에 경로를 바꾸지 않고 빠르기도 결코 변하지 않으며 과녁에서 빗나가는 법도 없었다. 그 후 아인슈타인은 휘어진 공간을 도입하면서 시간도 휘어진 강처럼 곡선경로를 따라 흘러가며, 경우에 따라서 빠르기가 변할수도 있음을 천명하였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시간의 흐름이 지나치게 구부러져서 진행방향이 뒤바뀌는 경우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사실, 시간이라고 해서 소용돌이나 분기점이 존재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플랑크길이(10의 -33제곱 cm)의 영역에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적용한 결과, 이 미세한 영역에서 공간의 곡률이 제법 크게 나타난다는 결론을 얻었다. 즉, 플랑크길이의 영역에서 공간은 구불구불하게 접혀 있다는 뜻이다. 진공에서 수시로 튀어나왔다가 사라지는 입자들 때문에, 초미세영역의 공간은 눈이 돌아갈 정도로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는 공간도 가장 작은 규모에서는 시공간의 미세한 거품들이 들끓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경우, 진공에서 태어난 전자와 양전자는 아주 잠시 동안 존재하다가 서로 합쳐지면서 금방 사라져버린다. 그러나 플랑크길이의 규모에서 볼 때 미세한 거품은 하나의 우주에 해당되며, 이런 환경에서 웜홀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우리의 우주도 이렇게 '떠다니는 기포'에서 출발해 어느 순간부터 갑작스런 팽창을 겪으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진화했는지도 모른다.
  웜홀은 시공간의 거품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킵 손은 "극도로 발달된 문명세계에서는 시공간의 거품 속에서 웜홀을 찾아내어 크게 확장시킨 후 음에너지를 이용해 그 형태를 유지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물리법칙에 위배되는 구석은 하나도 없다.    -p.222



미스너의 우주
미스너의 우주는 작은 방 속에 담을 수 있다. 이 속에서 모든 벽들은 자신의 반대쪽에 있는 벽과 경계선을 공유하고 있으며, 임의의 벽을 뚫고 나가면 반대쪽 벽을 통해 다시 방으로 들어오게 된다. 물론 바닥과 천장도 같은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미스너의 우주는 웜홀과 동일한 위상을 갖고 있지만, 수학적으로는 다루기가 훨씬 쉽다. 침실의 벽을 이동시키면 미스너의 우주 안에서 시간여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   -p.225



그렇다면, 과거 변경을 금지하여 역설적 상황을 원천봉쇄한다는 그 힘의 정체는 무엇인가? 노비코프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자유의지를 제한하는 힘은 비정상적이고 신비한 구석이 있지만 비유적인 설명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나의 자유의지는 천장에 거꾸로 붙어서 걷는 것을 원할 수도 있으나 중력이라는 힘이 그 의지가 실현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누군가가 그 일을 시도한다면 당장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우리의 자유의지는 이런 식으로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제한을 받고 있다."
  (......)
  시간 역설을 해결하는 두 번째 방법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시간'을 허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당신이 출생 전의 과거로 돌아가 장래의 부모를 살해했다면 그 후의 모든 사건들은 다른 우주에서 진행된다고 생각하자는 것이다. 물론 당신의 부모가 무사하여 당신이 태아나는 우주도 '부모 소급 살인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은 채 별개로 존재한다.
  흔히 '다중우주이론 many worlds theory'이라 불리는 이 논리는 모든 가능한 양자적 세계가 여려 개의 우주 속에 공존한다는 것을 기본가정으로 삼고 있다. 이 이론을 수용하면 미스너의 우주에서 복사 에너지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문제를 피해갈 수 있다. 다중우주에서 경계를 통과한 복사는 같은 우주로 재등장하지 않고 다른 우주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양자역학과 관련된 가장 심오한 질문이기도 하다. "상자 속의 고양이는 어떻게 살아 있는 상태와 죽어 있는 상태를 동시에 취할 수 있는가?"
  물리학자들은 이 난해한 질문에 두 가지 답을 제시했다. 우리 모두를 내려다보고 있는 어떤 우주적 의식이 존재하거나, 아니면 무한히 많은 우주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다중우주이론이 바로 그것이다.    -p.236



파동의 확률과 상식적인 존재 사이의 차이점을 해결하기 위해 보어와 하이젠베르크는 다음과 같은 가정을 내세웠다. "파동함수가 외부의 관찰자에 의해 관측되면 단 하나의 값으로 붕괴된다." 다시말해서, 이런저런 가능성을 모두 갖고 있던 파동함수가 '관측'이라는 행위에 의해 단 하나의 값(관측결과)으로 단순화된다는 것이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나무는 서 있는 상태와 쓰러진 상태가 파동함수 속에 공존하고 있지만, 누군가가 나무를 바라보는 순간에 단 하나의 상태(대부분은 서 있는 상태)로 결정된다. 이 논리에 의하면 관측행위는 전자의 상태를 결정한다. 과거의 물리학자들은 전자의 상태가 이미 결정되어 있고, 그것을 확인하는 행위가 관측이라고 생각했지만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관측이라는 행위 자체가 물체의 상태를 결정한다. 전자를 바라보는 순간에 전자의 파동함수는 붕괴되고, 그 순간부터 전자는 명확한 특성(관측자가 알고자 했던 특성)을 갖게 된다. 즉, 관측이 일어난 후로는 더 이상 파동함수로 전자를 서술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a. 모든 에너지는 양자quanta라고 하는 불연속 다발로 이루어져 있다(예를 들어, 빛의 양자는 광자photon이고 약력의 양자는 W, Z-보전 이며 강력의 양자는 글루온, 중력의 양자는 중력자graviton이다. 단, 중력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b. 물질은 점입자로 표현되지만 입자가 발견될 확률은 파동으로 주어진다. 그리고 이 파동은 특별한 파동방정식을 만족한다(슈뢰딩거 파동방정식).

c. 관측이 행해지기 전에, 물체는 모든 가능한 상태에 '동시에' 존재한다. 이들 중 어떤 상태에 있는지 확인하려면 관측을 해야 하고, 관측행위는 파동함수를 부오기시켜서 단 하나의 상태만이 관측결과로 얻어진다. 즉, 관측이 행해진 후에야 물체는 확고한 실체가 되는 것이다. 파동함수는 물체가 특정한 상태에서 발견될 확률을 나타낸다.

-p. 246~247



위그너의 친구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을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노벨상 수상자인 유진 위그너와 그의 추종자들이 제안한 방법으로, "의식이 존재를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위그너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관측자의 의식을 도입하지 않으면 양자역학의 법칙을 일관된 논리로 표현할 수 없다. ... 외부세계를 탐구하다보면, 궁극적인 진리는 의식에 담겨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영국의 시인 존 키츠 John Keats는 "대상이 무엇이건 간에, 그것을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실재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무언가를 관측했을 때, '나'의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상태를 나타내는 파동함수가 붕괴되려면 다른 누군가가 나를 관측해야 한다. 물리학자들은 '무언가를 관측하고 잇는 나'를 관측하는 또 다른 인물을 칭할 때 '위그너의 친구 Wigner's friend'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위그너의 친구는 '위그너의 친구의 친구'에 의해 관측될 수도 있고 이 사람은 또 '위그너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눈에 관측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측의 연결고리를 결정하는 우주적 의식이 따로 존재하는 것일까? 친구의 친구의 친구... 는 끝없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일까?     -p.267




다중세계
에버렛의 다중우주해석에 의하면 상자 뚜껑을 여는 순간에 우주는 두 갈래로 갈라져서 진행된다. 이들 중 하나의 우주에서 고양이는 살이 있고, 다른 우주의 고양이는 죽은 채로 존재한다. 고양이 뿐만 아니라, 임의의 관측이 행해질 때마다 장자적 분기점이 형성되면서 우주는 끊임없이 갈라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그 사건이 발생하는 우주가 반드시 존재하며, 이 모든 우주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만큼 현실적이다. 각 우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우주가 유일한 현실이라고 믿으면서, 다른 우주를 상상이나 허구의 세계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평행우주들은 결코 환영이 아니며, 거기 속해 있는 모든 물체들은 지금 우리가 보고 느끼는 물체들처럼 구체적이고 확고한 실체로 존재한다.
(......)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우주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양자역학의 해석은 마치 공상과학소설처럼 우리의 흥미를 자극하긴 하지만, 현실로 받아들이기엔 다소 황당한 구석이 있다. 다른 우주로 이동하려면 웜홀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많은 양자적 현실들은 우리가 기거하는 바로 그 방에 같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가 어디를 가건, 이들은 항상 우리 옆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다른 우주들을 왜 볼 수 없는가? 바로 이 시점에서 결어긋남의 개념이 도입된다. 우리의 파동함수는 다른 우주의 파동함수와 결어긋남상태에 있기 때문에(즉, 개개의 파동들이 다른 위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우주와 접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주변으로부터 아주 미세한 영향이 가해지기만 해도 여러 개의 파동함수들은 상호작용을 주고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다중우주는 과연 존재할 것인가? 노벨상 수상자인 스티븐 와인버그는 다중우주이론을 라디오 방송에 비유하곤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주변공간은 먼 거리에 있는 방송국으로부터 송출된 수백 종의 전파로 가득 차 있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건, 거실의 소파에 앉아 있건, 또는 자동차를 운전 중이건 간에, 수백 종의 라디오 전파는 언제 어디서나 당신을 따라다니고 있다. 그러나 당신이 라디오를 켜면 그들 중 단 하나의 전파만을 수신할 수 있다. 주파수가 맞지 않는 다른 전파들은 결어긋남상태에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위상을 갖고 있으며, 그 겨로가 당신의 라디오는 한번에 단 하나의 방송만을 듣게 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물리적 진실과 일치하도록 진동수가 세팅되어 있다. 평팽우주는 다들 비슷하게 생겼지만, 함유하고 있는 에너지의 양이 서로 다르다. 각각의 우주는 무수히 많은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에너지의 차이도 매우 클 것이다. 그런데 파도으이 에너지는 파도으이 진동수에 비례하기 때문에(플랑크 법칙), 각 우주를 나탸내는 파동들은 진동수가 서로 달라서 상호작용을 하지 않으며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도 없다.
(......)
다시말해서,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공기분자와 우주선 등 모든 주변환경으로부터 완전히 고립시킬 수 있다면, 고양이는 살아 있는 상태와 죽은 상태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일단 고양이가 우주선 입자에 노출되기만 하면 살아 있는 고양이의 파동함수와 죽은 고양이의 파동함수는 결어긋남상태가 되어, 마치 파동함수가 붕괴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p.271~275



비트에서 비롯된 존재 It from bit
이것은 정통물리학으로부터 약간 벗어난 이론으로서, 모든 존재는 정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달이나 은하, 원자 등을 바라볼 때 존재의 본질은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단, 이 정보는 우주가 가지 자신을 관측했을 때 비로소 현실적인 존재로 드러난다. 휠러는 우주의 역사를 원형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했는데, 이 그림에 의하면 초창기의 우주는 누군가에 의해 관측되었기 때문에 존재하게 되었다. 즉,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들(it)이 존재하게 된 것은 우주의 정보(bit)가 관측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휠러는 이것을 '참여우주 participatory universe'라고 명명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우리가 우주에 적응하듯이 우주도 우리에게 적응하고 있으며, 우리가 있기 때문에 우주도 존재할 수 있다.    -p.277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원자들과 우주 저편에 있는 원자들은 '우주적으로 얽혀 있는' 관계에 있다. 우주의 모든 만물은 빅뱅이라는 하나의 사건으로부터 탄생했으므로,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은 모종의 '우주적 연결망 cosmic web'을 통ㅇ하여 우주 저편에 있는 원자들과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양자적으로 얽혀 있는 입자들은 천문학적 거리에 걸쳐 일종의 탯줄(파동함수)로 연결되어 있는 쌍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중 한쪽에 어떤 일이 일어나면 다른 한 쪽에 그 영향이 즉각적으로 전달되며, 한 입자에 관한 정보가 알려지면 다른 입자의 정보도 즉각적으로 알려진다. 양자적으로 얽혀 있는 한 쌍의 입자들은 그들 사이의 거리가 아무리 멀다 해도 마치 하나의 물체처럼 행동한다(빅뱅이 일어날 때 모든 입자의 파동함수는 결맞음상태에 있었으므로, 이들은 130억 년이 지난 지금도 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파동함수의 일부가 교란되면 멀리 있는 파동함수의 일부도 영향을 받게 된다).
  1993년에 물리학자들은 EPR 얽힘을 이용해 양자적 공간이동장치를 이론적으로 고안했다. 그 후 1997년과 1998년에 칼텍과 덴마크 오르후스대학, 그리고 웨일스대학의 과학자들은 광자 하느를 책상 너머로 공간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실험팀의 일원이었던 사무엘 브라운스타인은 양자적으로 얽힌 관계에 있는 입자들을 사랑하는 연인에 비유했다. "연인들은 서로 상대방을 잘 알고 있으므로, 먼 거리에서 사랑을 보내도 금방 느낄 수 있다. 얽힌 관계에 있는 입자들도 이와 비슷하게 행동한다."
  [양자적 공간이동 실험을 하려면 세 개의 대상(A, B, C)이 필요하다. 여기서 B와 C는 양자적으로 얽혀 있다. B와 C 사이를 아무리 벌려놓아도 이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이런 조건에서 A와 B를 접촉시키면 A의 정보가 B로 옮겨가면서 멀리 있는 C도 동일한 정보를 획득하게 된다. 즉, C가 A의 복사본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것은 A가 C로 공간이동한 것과 동일한 결과이다]
(......)
그러나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인류는 바이러스를 통째로 공간이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공간이동시킬 때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브라운스타인은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인간의 몸에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현재 동원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정보전달 수단을 사용한다 해도, 한 사람의 정보를 모두 전송하려면 거의 우주 나이에 맞먹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p.285~287



2차원 세계의 감옥이란 닫힌 선 안에 생명체를 가두는 것이 전부이므로, 평면 위로 (세 번째 차원으로) 솟구치기만 하면 얼마든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초월적 존재 앞에서 비밀을 간직하기란 불가능하다. 2차원 금고 안에 넣어둔 금덩어리도 3차원의 관점에서는 얼마든지 들여다볼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집어갈 수도 있다. 2차원 금고란 그냥 평면 위에 그려진 사각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땅위게 그려진 사각형 안에서 금덩어리를 꺼내는 것은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내용물을 다 꺼내가도 2차원 금고는 전혀 손상되지 않는다. 차원을 초월한 존재는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섣 심장수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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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에 보이는 세계가 모든 것이라고 하늘같이 믿고 있지만, 4차원의 방향으로 조금만 '떠서' 바라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다른 우주가 이런 식으로 네 번째 차원에 떠 있다면 우리는 그 존재를 전혀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빛은 3차원 공간만을 거쳐서 진행하기 때문이다.    -p.293~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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